No 카드에서 Yes 카드로..젤렌스키, 트럼프 압박에 '광물 협정' 백기 투항

2025-03-05 11:12
 불과 며칠 전만 해도 TV 카메라 앞에서 서로에게 고성을 지르던 두 정상이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그랬던 그들이 광물 협정 서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28일,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협상 결렬을 선언했던 두 사람. 그로부터 4일 만에 벌어진 극적인 반전, 과연 그 배경은 무엇일까?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예정된 연방 의회 합동 연설에서 광물 협정 체결 합의를 발표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소식통들은 "아직 협상이 완전히 체결된 것은 아니며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덧붙여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백악관과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주미 우크라이나 대사관 측은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28일 백악관 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실질적 안전 보장 없는 휴전 협상을 수용할 수 없다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당신에게는 카드가 없다"며 압박하면서 시작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사실상 쫓겨나듯 백악관을 떠났고, 양국 간 광물 협정 서명도 불발됐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미국은 더는 참지 않을 것", "누군가가 (휴전) 합의를 원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오래 남아있지 못할 것"이라며 강도 높은 경고를 이어갔다. 심지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중단 지시 소식까지 전해지며 젤렌스키 대통령을 압박했다.

 

벼랑 끝에 몰린 젤렌스키 대통령은 결국 자세를 낮추고 사태 진화에 나섰다. 그는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나흘 전 설전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 지속적인 평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1단계로 포로 석방과 공중·해상 휴전, 즉 미사일·장거리 드론·에너지 및 민간 인프라 공격 금지를 즉각 시행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제안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광물 협정에 대해서도 "언제든 편리한 방식으로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며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오후 9시(한국시간 5일 오전 11시) 연방 의회 의사당에서 집권 2기 첫 의회 연설에 나선다. 우크라이나 전쟁, 관세 정책, 정부 구조조정 등 국정 운영 구상을 밝힐 예정인 가운데, 이번 광물 협정 체결 발표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